사람이 사는 이유

누군가 누군가에게 ‘사람이 사는 이유’를 묻는다면 답은 크게 5가지가 나온다.
종류 | 예시 |
이유는 없다 | “사는 이유가 어디 있어, 그냥 태어났으니 사는 거지.” “이유는 없어 존재하는 것 자체로 아름다운거야” “죽기는 싫으니까 사는거지” |
이유는 본인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 “사는 이유를 찾아가는게 삶이야” “본인의 삶의 이유는 본인이 선택하는거야” “알 수 없지만 찾아봐야지” |
개인이 헤아리기 어려운 큰 뜻이 있다 | “사람은 알기 어려운 신의 큰 뜻이 있겠지” “신의 말씀을 따라 내세의 구원을 얻어야해” “덕을 쌓아 고통에서 벗어나야지” |
행복하기 위해서다 |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는 것” “뭘 그런걸 고민해, 행복하면 된거 아니야?” |
성취하기 위해서다 | “태어난 이상 죽기전에 이름을 남겨야지” “원하는 일을 하며 자아 실현을 달성하는 것” |
너무 많은 다른 답이 있기 때문에 정답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본질적인 답은 두가지다.
‘없다’와 ‘사람’이다.
사람이 사는 이유는 없다
애초에 ‘이유’란 무엇인가.
그것이 존재하는 원인에 해당하는 무언가이다. 이를테면 가위는 종이나 물건을 자르기 위해 고안되어 만들어졌고, 가위를 쓰는 이유는 물건을 자르기 위해서다.
그런 맥락에서 ‘사람’이 존재하는 원인과 목적을 보자면, 누군가 어떤 목적을 위해 만들었다고 보는 연역적 추론이 가능하고 그 누군가는 인간이 관측할 수 없는 신적인 존재일 것이라는게 창조론이다.
그리고 진화론이 등장하면서 인간이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창조된 것이 아닌, 자연 발생 한 뒤 적자생존의 유전적 규칙을 통해 존재하고 생물의 존재에는 인간이 만든 도구와 달리 목적성을 가지고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사람이 사는 이유는 없다’
다만 이러한 발견은 독일 철학자 니체가 ‘신은 죽었다. 우리가 신을 죽여버렸다!’ 라고 절망했던 것과 같이 절대적 이유의 상실을 가져오게 된다.
거기에 현대에도 이런 논리적, 과학적으로 사람이 사는 이유가 부재함에도 신앙이 존재하고 이유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과연 정말 이유가 없는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사람이 ‘사는 이유가 없다’를 부정하는 이유는 사람은 존재할 이유가 없는 물건을 버리거나 치우고, 타당한 이유를 가진 물건을 소유하고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구에 인간을 투영하여 창조주의 존재를 추상했듯, 사는 이유가 없다면 사람 또한 쓸모 없다고 추상한다.
그렇기에, 사실 ‘사람이 사는 이유’를 개인이 고민하는 경우는 학문적 궁금증 이외에도, 자신의 사회적 역할이 모호한 경우, 소중한 존재를 잃었을 때, 사회적으로 소외된다고 느끼는 경우, 또는 삶이 어렵고 힘들다고 느끼는 경우다.
따라서 ‘사람이 사는 이유는 없다’는 논리적인 정답에 가까우나, 인간이 답을 찾는 이유는 어떤 현상을 해결하고 풀어가기 위해서므로 기능적으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답이다.
사람이 사는 이유는 사람이다
거시적이고 객관적으로 정답이지만 정답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없다’를 제외하면 앞서 제시한 예시들 중 4가지가 남는다.
- 이유는 본인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 개인이 헤아리기 어려운 큰 뜻이 있다
- 행복하기 위해서다
- 성취하기 위해서다
이 답들의 방점은 사람에게 찍혀있다.
’나라는 사람’이 주체가 되어 이유를 찾거나 만들기, ‘사람들의 큰 집단’의 의지를 받아들여 사회적 역할을 이행, ‘소집단 사람’들과 문제 없이 원활히 살기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기가 ‘사람이 사는 이유’의 답이다.
정답이 여러개로 분할되는 이유는 개인의 특성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고, 이를 하나로 압축하면 ‘사람이 사는 이유는 사람이다’라는 문장이 된다.
학문적 질문이 아니라면, ‘사람이 사는 이유’를 묻는 질문의 근간에는 ‘사회에서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 포함된다.
회사에서 힘들게 일하며 가정을 이루고 있는 가장에게 사는 이유를 물으면 많은 경우 ‘자식들’ 때문 이라는 답이 나오는 것 처럼, 사람이 사는 이유는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사는 이유를 잃는 순간은 사회에서 역할이 박탈되거나 설 자리가 없어진 경우, 강력하게 연결되있던(사랑하던) 관계를 잃을 때 발생한다.
사는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뜻은 사회에서의 역할을 찾는 다는 것이고, 큰 뜻을 따라간다는 것은 의탁할 대집단에 소속된다는 뜻이며, 행복을 추구한다는 뜻은 사회에서 맡은 역할을 수행하며 문제 없이 지낸다는 뜻이고, 성취한다는 뜻은 어떤 업적이나 성취를 통해 사회에서 인정 받아 대우를 받겠다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사람이 사는 이유’는 사람이다.